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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페이터. 위조의 왕이 유태인이라 잡혔다.

by eveo 2024.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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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운터 페이터>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영화 <카운터 페이터> 포스터, 제작 Beta Cinema,Magnolia Pictures ,Babelsberg,Studio Babelsberg Motion Pictures GmbH,Josef Aichholzer Filmproduktion,Zweites Deutsches Fernsehen (ZDF), 출처 네이버 영화

1. 배경

 유럽 조폐국에는 아주 유명한 사건이 있습니다. 베른하트 작전.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1942년부터 2차대전 종전 때까지 독일에 의해 자행된 위폐제조 작전입니다. 

강제수용소에 수감돼 있던 유태인 포로들의 손을 빌려 무려 1억 3100만 파운드를 찍어낸 희대의 사건입니다. 전후 영국의 경제를 몹시 곤란하게 했습니다.

1억 3100만 파운드는 당시 영국 외환보유고의 4배에 달하는 거금입니다. 위폐로 이만한 돈을 만들어 유통했으니 전쟁으로 물가가 폭등했던 영국 경제가 휘청였습니다. 

이를 두고 독일이 영국을 향해 발사한 수많은 로켓보다도 실질적 타격을 입힌 전술이었다고 평가합니다.  국가 단위에서 위폐를 만든다면 보안은 물론이고 기계와 원단 등 필요한 물품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으니 위폐 제조가 아주 쉬워집니다.  기술력이 떨어지던 시대, 강성한 국력을 자랑하던 나치 독일은 위폐 공작으로 아주 위협적이었습니다.

2. 줄거리

소로비치는 독일 내에 악명 높은 수배범입니다. 그가 위조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재능을 발휘합니다. 소로비치가 만드는 위조여권은 검거되는 경우가 많이 없습니다. 따라서 국경을 넘는 일이 긴급한 이들이 끊이지를 않습니다. 어느 날, 매력적인 여성이 소로비치를 찾아오고, 그녀에게 아르헨티나 여권을 만들어주기로 합니다. 또한 둘은 함께 밤을 보냅니다.

다음날 소로비치의 숙소를 부수고 누군가 들어옵니다.독일 군인경찰이다. 헤어조크라 불리는 장교는 '위조의 제왕'을 붙잡았다며 기뻐합니다. 이후 소로비치는 나치 수용소에 수감됩니다. 유태인은 온갖 험한 작업을 하다 쓰임이 다하면 총알 한 발에 죽어나갑니다. 

그림에 일가견이 있는 그는 곧 독일군의 눈에 발견됩니다. 이후 장교의 초상부터 수용소 벽면에 들어갈 그림을 그리는 일까지 소로비치의 몫이 됩니다. 죽보다 못한 것을 먹는 다른 재소자에 비한다면 그래도 빵과 소시지 조각을 얻을 수 있는 소로비치의 상황이 나쁘지 않습니다.

어느 날, 상황이 뒤바뀌게 됩니다. 소로비치에게 새로운 수용소로 이감명령이 떨어집니다. 그는 기차에 실려 어딘지 모를 곳으로 옮겨가게 되고,  그곳 책임자는 헤어조크입니다. 다시 소로비치를 잡은 그가  소로비치의 운명을 손아귀에 넣게 됩니다. 헤어조크는 소로비치에게 작업공간을 소개합니다. 그 공간은 바로 베른하트 작전을 수행할 곳입니다. 독일 뒷세계에서 위조의 제왕으로 불린 소로비치가 수용소에서도 위폐 제조를 책임지게 됩니다.
 
맨 처음은 파운드, 나중은 달러화를 위조하기로 한 작업입니다. 소로비치는 위조달러 제작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위조지폐를 만드는 조건으로 다른 재소자들과는 전혀 다른 비교적 편안한 삶까지 보장됩니다. 따라서 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가 속한 수용소 사동엔 전직 인쇄 기술자부터 은행 직원 출신들로 가득합니다. 이들이 나치 독일의 전쟁 수행에 필요한 위폐 제작부터 각종 공문서를 위조하는 작업에 매진합니다. 쓸모가 없어지면 그저 총알 한 발에 목숨을 잃고 마는 건 변함이 없습니다. 헤어조크 취향대로 탱고 선율이 흐르는 우아한 작업장에서 죽음을 피하기 위한 필사적인 위폐 제작이 시작됩니다.

물론 위폐를 만드는 건 어렵습니다. 파운드화의 원단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부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화폐에  쓰인 잉크도 똑같이 구해야 하고, 각종 표기며 상징 또한 그대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고도 전문가의 시선으론 한눈에 차이를 알아볼 수도 있습니다. 도저히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정교한 위폐를 만드는 작업은 하나부터 열까지가 죄다 난항입니다.
 
그렇지만 작업공간 모두가 소로비치와 뜻이 같지 않습니다. 평생 올곧게 살아왔다 자신하는 수감자는 범법을 일삼았던 소로비치와 자신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합니다. 소로비치는 동료들을 잘 구슬려 위조지폐를 만듭니다. 영국 은행에서도 진품이라고 할 정도로 똑같이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독일이 패망하게 됩니다. 

3. 총평

나치는 수많은 유태인을 학살했습니다. 단순히 단지 유태인이라고 그냥 수용소로 끌고 가고,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죽였습니다. 하지만 재능있는 유태인을 통해 국가적인 사업을 하는 건 이게 무슨일인가 싶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사람들을 살리기도 하는 걸 보면 사람은 참 이기적입니다.

 

유태인의 수용소 삶은 아주 가혹했는데, 재능 있는 유태인은 아주 다른 수용소의 삶을 삽니다. 재능이 있어야 사람을 우대하는 걸까요? 사람의 목숨은 누구에게나 가치가 있는데, 이런 식의 차별이 보여지는 장면 역시 가슴이 아픕니다. 누군가는 평화롭게 보내다가 절박하게 나온 수용소 사람이 나치는 끝나고 말하는 장면에서 다른 세상은 존재한다고 느껴집니다.

 

세상은 불공정하지만 아주 고된 상황에도 갈린다는 게 신기합니다. 그리고 위조지폐로 당시 유럽을 흔들었습니다. 영국을 휩쓸 정도로 아주 강력했습니다. 국가 외환 보유고의 4배를 만든건 정말 대단합니다. 개인이 위조지폐를 만드는 게 아주 어려운데, 국가가 아예 작정을 하고 한다면 너무나 위험합니다. 

 

위조지폐를 만드는 수용소 이야기, 카운터페이퍼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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